받아쓰기나 해보자
받아쓰기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코드를 처음 마주했다. 오십 대의 나는 html·css를 '내가 알 수 없는 것'이라 정해두고 멈춰 있었다. 기대도 각오도 없이 한글 배우는 아이처럼 받아쓰기를 이십여 일, 어느 날 코드가 눈에 들어왔다. 넘어본 첫 벽 하나가 '못하는 것'을 '아직 안 해본 것'으로 고쳐 읽게 했다. 나이 때문에 직접 못한다고 스스로 정한 대표에게 그 한 발을 권한다.
계속 읽기 →낯섦을 반복하면 익숙한 것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받아쓰기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코드를 처음 마주했다. 오십 대의 나는 html·css를 '내가 알 수 없는 것'이라 정해두고 멈춰 있었다. 기대도 각오도 없이 한글 배우는 아이처럼 받아쓰기를 이십여 일, 어느 날 코드가 눈에 들어왔다. 넘어본 첫 벽 하나가 '못하는 것'을 '아직 안 해본 것'으로 고쳐 읽게 했다. 나이 때문에 직접 못한다고 스스로 정한 대표에게 그 한 발을 권한다.
계속 읽기 →AI를 먼저 썼다는 건 능숙하다는 뜻이 아니라 남보다 먼저 헤맸다는 뜻이다. 개발자로는 취업하지 못한 스무 살이 마케터로 일하며 AI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 회사의 인정을 받았다. 좋은 대학·성적·영어가 힘을 잃고 판이 리셋되는 지금, 대단한 능력이 아니라 먼저 손을 대는 한 발이 사람을 다른 층위로 옮긴다.
OS 자동화를 Fable 5로 시작한 날, 미국 정부가 외국인의 접근을 막으면서 어제까지 종일 쓰던 도구가 손에서 멈췄다. 끊기고 나서야 이 도구가 내 일의 어디까지 들어와 있었는지 보였다. 직원이 빠진 틈을 시스템으로 메우려던 대표처럼, 나도 도구가 빠져나간 틈에서 작업을 다시 짜는 중이다.
단어가 없으면 생각이 거기서 멈춘다. 줌 화면 너머로 "수정 패널"이라는 한 단어를 듣고서야, "수정 기능이 있으면" 하고만 있던 막연한 구상이 또렷해졌다. 같은 미팅에서 나는 robots.txt·llms.txt·구조화된 데이터 같은 SEO 용어를 다 풀어줄 틈 없이 단어만 건넸다. 배우는 쪽에서도 알려주는 쪽에서도, 멈춘 데는 똑같이 용어였다.
"나무는 바람에 흔들려야 뿌리가 단단해진다"고 건넸던 말이 몇 년을 건너 클라이언트의 입에서 돌아왔다. 내가 만든 앱을 보여주던 날과, 짐작도 안 되는 단어들 앞에 앉아 있던 날을 같은 시기에 지나며 남긴 기록.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속도로, 옆에서 같이 걷습니다.